"글로 짓는 집"

별을 노래하며, 윤동주의 길을 다시 걷다

프레시스타 2025. 3. 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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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80주기 어둠을 넘어 별을 노래하다

1.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

어둠이 깊을수록 별빛은 더욱 선명해진다. 인간이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놓일 때, 한 줄기 희망의 빛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윤동주의 시가 우리 마음을 울리는 이유도 그러하다.

우리는 지금 불신과 혐오, 분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정치와 이념, 세대와 계층, 심지어 일상 속의 사소한 대화에서도 우리는 선을 긋고 편을 나눈다. ‘우리’와 ‘그들’이라는 경계는 더욱 뚜렷해졌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보다는 비난하려는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혹독한 시절을 살았던 윤동주는 이런 분열 속에서도 사랑과 포용을 노래했다. 그의 시에는 절망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별빛을 찾으려는 간절한 희망이 있다. 그는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기를 원했다.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그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걸었다.

2.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마음

윤동주의 ‘서시’는 짧지만 깊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이 한 구절만으로도 그의 섬세한 감수성과 시대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삶만을 걱정한 것이 아니다. 세상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것이 혹여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고민했다. 바람이 잎새를 스치는 사소한 변화조차도 그의 내면에는 거대한 파동이 되어 다가왔다.

이런 윤동주의 태도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 얼마나 세상의 변화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는가? 혹시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바람처럼 스치우는 것이 아니라, 폭풍처럼 아픔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

3. 한 점 부끄럼 없이 산다는 것

윤동주는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원했다. 그러나 인간이 완벽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살면서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며, 때로는 부끄러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동주는 단 한 점의 부끄러움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의를 다졌다. 그것은 단순히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양심 앞에서 떳떳하기를 바랐다.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정당한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살아가기를 원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할 태도다. 우리는 때때로 편리함과 이익을 위해 스스로를 속인다. 불의에 침묵하고, 비겁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윤동주는 시대의 폭력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았다.

그렇다면 우리도 지금 이 시대 속에서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2010년 12월 30일 구글 에서 그의 탄생 93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구글 두들 로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4.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윤동주는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말했다.

별은 밤이 깊어야 빛난다. 그가 별을 노래했던 것은 단순한 낭만적 감성이 아니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시대의 아픔과 개인적인 고통 속에서도 그는 ‘별’을 바라보며 위로를 찾았다.

윤동주의 시에서 별은 순수함과 희망을 상징한다. 그가 살던 시대는 어둠으로 뒤덮였지만, 그는 별을 보며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는 별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존재를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우리의 마음속에는 별이 있는가? 우리는 분열과 갈등 속에서도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가? 윤동주가 살던 시대보다 더 편리하고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은 오히려 각박해지고 있지는 않은가?

5. 혐오의 시대에서 화합의 시대로

우리는 혐오와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인터넷과 미디어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쉽게 적으로 간주하고, 조롱과 냉소로 상대를 깎아내린다.

그러나 윤동주는 분열의 시대 속에서도 포용을 선택했다. 그는 시대를 향한 분노를 시로 승화시켰고, 억압과 폭력 속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의 시 속에는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더 높은 차원의 이해와 화합이 담겨 있다.

이제 우리는 윤동주의 시를 다시 읽으며, 우리의 마음속에서 혐오와 불신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6.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마지막 구절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별이 바람에 스치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세상에는 언제나 시련과 고난이 존재한다. 하지만 별은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빛을 잃지 않는다. 윤동주는 그런 삶을 살고자 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풍파에 흔들릴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속 별빛이 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내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밤, 하늘을 올려다보자. 바람이 불어도 여전히 빛나는 별을 보며, 윤동주의 시를 떠올려 보자. 그리고 다시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한 점 부끄럼 없는 길’인지,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익숙해진 것은 아닌지, 마음속 별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그리고 윤동주의 바람처럼, 우리도 서로를 사랑하고 포용하는 길을 걸을 수 있기를.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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